문학-영화-인문학 등과 결합… 정기·비정기 간행물 출간 붐
재정적 한계 극복해야 할 과제로
페미니즘이 문학과 다채롭게 결합하며 다양한 결과물이 쏟아지고 있다. 페미니즘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작가가 적지 않고 대다수 문예지가 페미니즘을 조명했다. 특히 페미니즘에 정체성을 둔 정기·비정기 간행물(잡지)의 선전이 최근 눈에 띈다.
1997년 발간된 국내 최초 페미니즘 잡지 ‘이프’는 원래 종합지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엔 한 가지 테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015년 6월 발간된 ‘소녀문학’은 여성주의와 퀴어에 집중하는 독립문예지를 지향한다. 여성과 성소수자를 다룬 원고를 투고 받아 지면에 싣는다. 지난해 7월 발간된 4호 ‘아침’에 실린 ‘문단 내 성폭력 공론화 이후’는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바다출판사에서 만드는 ‘우먼카인드’는 페미니즘 이슈를 인문학적 코드로 풀어낸다. 박선영 전 기자의 미투 지지글을 담은 ‘#미투: 불의에 맞선다, 고로 나는 존엄하다’(3호), 김진아 울프소셜클럽 대표의 ‘그건 나의 권력이 아니었어’ 등이 호응이 좋았다. 2017년 11월 창간호 이후 5호까지 나왔다.
‘히스테리안’은 페미니즘 강의 수강생들이 필진으로 참여하는 과정을 담아 지면을 꾸린다. ‘나쁜년’ ‘미칠년’에 이어 ‘환향년’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주의 문화운동단체 ‘언니네트워크’가 발간하는 ‘)’(페미니스트+삶·2016년 창간)도 마니아층이 두껍다. ‘세컨드’는 영화와 여성에 대한 이슈를, ‘계간홀로’는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비연애주의 등을 살핀다. ‘보슈매거진’ ‘프리즘오브’ 등도 독립서점 대표들이 추천하는 잡지들이다.
이 밖에도 민음사 비평지 ‘크릿터’ 1호가 페미니즘을 집중 조명하는 등 일반 문예·비평지도 꾸준히 페미니즘을 다루고 있다.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소개하는 독립서점 ‘꼴’도 등장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어려움을 겪다 폐간한 잡지도 적지 않다. 2013년 창간해 10호까지 낸 뒤 2017년 폐간한 ‘젖은잡지’의 정두리 편집장은 “잡지를 운영하는 동안 안티페미니즘의 공격과 열악한 재정 상황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나희영 우먼카인드 편집장은 “책은 논의의 관점을 넓고 깊게 볼 수 있게 한다. 남성 독자들까지 확산시키는 게 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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