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성향의 상당수 시도교육감들이 법외 노조인 전교조 각 시도지부와 지난해 단체협약(단협)을 체결한 뒤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단협 이행을 강요했다고 한다. 확인된 곳만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7곳이고 경남도교육청은 현재 교섭이 진행 중이다.
법외노조인 전교조와의 단협 체결은 법적 효력이 없다.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가 ‘노조원 자격이 없는 해직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하자 전교조는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했고, 2016년 2월부터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법외노조는 공식적으로 ‘노동조합’ 명칭을 쓸 수 없고, 단체교섭권 등 노조로서의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다. 당연히 이들과 체결한 단협은 효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감들이 단협을 체결하고 학교장과 교육청 공무원들에게 이행을 강요하는 것은 이들에게 불법을 저지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교조와 맺은 단협에는 ‘고교 오후 7시 이후 수업, 오후 10시 이후 자율학습 금지’ 같은 교육 관련 내용도 있지만, 기간제 교사의 임용 기간 및 보수, 노조 사무실 임차료 및 비품 제공, 전교조 행사에 대한 재정 지원 등 신분과 인사, 예산에 관련된 조항도 수두룩하다. 전교조에 예산을 지원해 추후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그 책임을 져야 하나. 단협 체결을 지시한 교육감은 응당 책임을 져야겠지만, 지시를 수행한 공무원들과 학교 관계자들도 피해갈 수 없을 테니 무책임한 지시가 어이없을 뿐이다. 더욱이 인천시교육청은 ‘전교조가 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게시판과 현수막을 학교장과 협의하여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단협까지 맺었다니 일선 학교가 전교조의 홍보 전시장이 될까 우려된다.
시도교육청들과 전교조 각 지부의 단협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속속 체결됐다. 상황을 모를 리 없는 교육부가 뒤늦게 “효력이 없다”며 실태를 파악하겠다는 것도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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