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키즈 대결’ 코리아피겨
임은수 등 제치고 女싱글 2연패… 나이 제한 탓 세계선수권 못나가
차준환은 남자부 압도적 1위
김연아(은퇴)에 이어 차세대 피겨 여왕 자리에 오르려는 ‘김연아 키즈’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의 우승은 총점 198.63점을 기록한 유영(15·과천중)의 몫이었다. 유영은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에서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여자 싱글 메달(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임은수(16·한강중·총점 194.20점)를 제쳤다.
나란히 김연아를 우상으로 꼽는 둘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지난해 12월 회장배 랭킹 대회에서는 임은수가 1위, 유영이 2위를 차지했다. 당시 난도가 높은 트리플(3회전) 악셀 점프 등에서 실수가 나오며 우승을 놓쳤던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3회전 악셀 점프를 빼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유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나이 제한(2018년 7월 기준·만 15세 이상)에 걸려 세계선수권 대신 세계주니어선수권(3월·크로아티아)에 출전한다. 이 때문에 한 살 위인 2위 임은수가 세계선수권(3월·일본)에 나서게 됐다.
평소 아이스링크 밖에서는 친분을 과시하는 둘이지만 ‘포스트 김연아’ 자리를 놓고는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고 있다. 임은수는 “유영은 내가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선수다”고 말했다. 유영은 “은수 언니는 어른스럽고 승부욕도 많은 사람이다”고 말했다.
유영은 “지난해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무릎 부상으로 슬럼프도 있었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 내가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것처럼 언젠가는 어린 친구들이 나를 보고 피겨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니어 무대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렸던 임은수는 경기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연아 언니처럼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세계선수권에서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피겨 왕자’ 차준환(18·휘문고)이 총점 245.52점을 기록해 2위 이준형(194.33점)을 51.19점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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