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 설치된 대형 모빌 작품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프랑스 설치조각가 그자비에 베양(56·사진)이 국내 상업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사진, 영상, 회화, 설치 등 여러 매체로 작업하는 베양은 세부적 묘사를 생략한 각진 형태의 인물 조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성북구 313아트프로젝트에서 10일 개막한 베양의 개인전은 인물 조각과 대형 설치를 통해 선보였던 선(ray) 시리즈의 소품 등 20여 점으로 구성됐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설치 작업 ‘스튜디오 베네치아’를 작은 사이즈로 기록한 작업도 볼 수 있다. 개막식에서 만난 베양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갤러리 공간을 고려해 제작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베양은 파리국립고등장식예술학교(EnsAD)를 졸업했으며 유명한 독일 작가 게오르크 바셀리츠의 아틀리에 출신이다. 베양의 작품은 개인적 표현을 배제하고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조각가 브랑쿠시처럼 20세기 예술가들이 찾으려 했던 새로운 보편성을 탐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개인적 미학보다 보편성, 즉 보는 사람의 공감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디자인적 특성이 강하다. 강렬한 색감과 깔끔한 형태로 ‘포토제닉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러시아 예술가 카지미르 말레비치를 오마주해 르코르뷔지에, 리처드 노이트라 등 모더니즘 건축가가 지은 집에 설치한 ‘아키텍톤’ 시리즈도 건축과 공간의 의미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유명 밴드 ‘에어’ 등 음악가와도 자주 협업한다. 2015년에는 유명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펑크가 헬멧을 벗고 선글라스 낀 모습을 조각해 화제가 됐다. 당시 베양이 음악 제작 과정에서 가수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는 프로듀서를 형상화하는 전시를 기획해 다프트펑크를 작품화하기로 했다. 이에 다프트펑크가 제작자로서 일상적 모습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조각들은 작가의 지인이나 동료 작업자, 베네치아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2월 15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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