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 한국경제 경고음 커져… KDI “소비-투자 부진 지속될것”
산업硏, 제조업종 대부분 악화 전망… OECD 선행지수 19개월째 하락
경기가 악화하고 있다는 국내외 기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과 내수, 투자가 동반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점진적 둔화’에서 ‘둔화 추세 지속’으로 표현 강도가 세졌다.
KDI는 “선진국과 중국 등에서 경기 하강 신호가 늘어나고 있고, 미국 내 정세 불안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요인에 따라 지난해 12월 반도체(―8.3%)와 석유화학(―6.1%) 등 주력 품목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데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對中) 수출도 13.9% 줄었다. KDI는 특히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1∼3월) 제조업 경기도 대부분의 업종에서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산업연구원이 제조업체 560여 곳을 조사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1분기 시장상황 전망이 83, 매출 전망은 85였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좋아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특히 반도체의 매출 전망 BSI가 지난해 4분기(10∼12월) 111에서 올 1분기 90으로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자동차(78), 철강금속(77)도 많이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봤다. OECD가 각 나라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CLI)는 한국이 지난해 10월 99.05로 전월(99.21)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상승, 이하면 하강으로 해석한다. 한국의 CLI는 2017년 3월(101.10)부터 19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20개월 연속(1999년 9월∼2001년 4월) 떨어진 뒤 가장 긴 내림세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우리 수출에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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