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19구급대 ‘골든타임 도착률’ 50%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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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19%P 떨어져 대책 시급… 골든타임 도착률 80% 유지하려면
최소한 구급대 30곳 추가해야 가능

지난해 12월 부산 안창마을에서 열린 ‘안창119지역대’ 개소식 모습. 펌프차와 구급차가 듬직해 보인다. 부산시는 교회를 지으려 산 땅을 지역대 부지로 선뜻 내준 김조셉 목사를 기려 ‘안창요셉지역대’로 이름 지었다.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12월 부산 안창마을에서 열린 ‘안창119지역대’ 개소식 모습. 펌프차와 구급차가 듬직해 보인다. 부산시는 교회를 지으려 산 땅을 지역대 부지로 선뜻 내준 김조셉 목사를 기려 ‘안창요셉지역대’로 이름 지었다.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12월 18일 부산 동구 안창마을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안창마을은 부산의 대표적인 고지대인 데다 진입로마저 좁아 불이 나면 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렵다. 인근 부산진소방서 범일센터에서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하더라도 평균 9분 이상 걸렸다. 화재 발생 후 5분이 지나면 급격히 연소가 시작돼 소방에서는 그 5분을 골든타임으로 여긴다.

그런 마을에 ‘미니 소방서’ 격인 안창119지역대가 출범한 것. 경량 펌프차 1대, 구급차 1대를 갖추고 소방관 15명이 3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주민들은 크게 환영했다. 주민 A 씨는 “이제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부산은 안창마을에 소방서 지역대를 만든 것처럼 불이 났을 때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2017년 부산의 119구급대가 화재 신고를 받고 5분 내 현장에 도착한 것은 50.4%였다. 이는 세종시를 제외한 6개 광역시 평균 55.3%에 못 미친다. 서울의 69.5%에 비해서는 19.1%포인트나 낮다.

부산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예산 5000만 원을 투입해 ‘119구급대의 적정한 배치에 관한 정책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소방재난본부 구급구조과 관계자는 15일 “안창마을처럼 소방대원들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구급대가 필요한 지역을 스스로 찾을 때도 있지만 선제적 대응도 중요하다”며 “어디에 구급대를 배치해야 더 효율적으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한 연구”라고 말했다.

정주철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이달별 동의대 소방재행정학과 교수가 지난해 4∼9월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골든타임 확보율(골든타임 내 소방·구급대의 현장 도착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리려면 적어도 지역별 요충지 30곳에 구급대가 추가로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관할 구급대가 처리하지 못해 관외 구급대에서 출동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구급대 36개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에는 구급대 63개가 57곳에 배치돼 있다.

이 연구를 현장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소방재난본부 다른 관계자는 “연구에서 지목한 곳에 구급대를 둘 수 있는지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효율적인 장소라 하더라도 주변 건물과 교통요소 등 검토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 교수와 이 교수의 연구 결과 구급대원들은 출동부터 환자의 병원 이송까지의 구조 활동 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차량 정체(21.7%)라고 답했다.

생명을 살리는 데 방해 요인으로는 원거리 출동(15.2%)을 가장 먼저 꼽았고 이어 병원과의 거리(14.9%), 환자 위치 불명확(7.1%), 언어폭력(2.3%), 환자 과체중(2.3%), 관련 기관 협조 미흡(1.1%), 폭행(0.5%) 순이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119구급대#골든타임#구급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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