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개 시도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방학 중 당직 근무를 거부해 초등학교 돌봄교실과 중고교 도서관 및 자습실 운영이 곤란을 겪고 있다. 교사들은 방학 중 하루 정도 학교에 나와 당직 근무를 선다. 그러나 전교조는 지난해 강원 세종 인천 전북 전남 제주 충북 충남 등 8개 교육청과 ‘방학 중 혹은 방과 후 교사의 일직성 업무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담긴 단체협약을 맺고 당직을 거부하고 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아플 때 병원에 데려가는 일도 교장과 교감이 해야 할 형편이다. 전교조 측은 학생 안전은 교장 교감이나 돌봄전담사가 담당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도 공문이나 민원 등 처리할 행정업무가 많기 때문에 교장과 교감이 돌봄교실에만 매달릴 수 없다. 돌봄전담사는 교사가 아니어서 돌봄 장소나 시간 외의 학교 내 학생 안전에는 책임이 없다.
엄밀히 말하면 방학은 학생들의 방학이고 교사는 방학에 맞춰 일종의 자가(自家) 연수를 하는 셈이다. 교장은 방학 중에도 필요시 얼마든지 교사에게 근무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하루 정도 당직을 서는 것으로 관행이 정착돼 있었는데 전교조는 이마저 깼다. 많은 중고교에서는 방학 중에도 도서관과 자습실을 운용하고 있어 누군가가 학생을 관리해야 한다. 한 달 가까운 방학 중 하루 정도 당직하는 것을 휴식권 박탈이라며 거부하는 것은 책임 있는 교사의 자세가 아니다.
돌봄교실의 혜택은 주로 저소득층과 맞벌이 자녀에게 돌아간다. 학교 도서관과 자습실을 이용하는 것도 주로 학원비가 부담스러운 학생들이다. 미국 등의 교사들과는 달리 방학에도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교사들의 당직 거부로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이들이다. 게다가 전교조는 법외노조다. 법외노조와 체결한 단협은 효력이 없고 이를 일선 학교에 강요하는 것은 사실상 불법이다. 교육부마저 이를 방기하면서 학교 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으니 학부모들만 답답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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