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주도 소탕작전에 IS 세력 위축
3만명 대원 남아… 잇단 자폭테러, 일부는 이라크 모술 남부 잠입설
“오래 미뤄뒀던 시리아 철군을 시작했다. 동시에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점령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남긴 글을 통해 지난해 12월 자신이 발표했던 ‘시리아 철군’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꺼져가던 IS의 불씨가 미군 철수로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주둔 미군 2000여 명이 지상전을 담당하는 병력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 철수가 군사적으로 엄청난 변화라고 하기 어렵다지만 전략적 존재감의 변화는 따라오는 셈이다. 최근 중동을 순방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시리아에서 철군해도 IS가 해체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란 메시지를 중동 동맹국에 전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지속해온 ‘IS 소탕작전’은 효과적이었다. IS는 이라크, 시리아 일대의 4만2000km² 정도를 점령했으나 현재는 3만 명 정도의 대원이 시리아 동부 유프라테스 골짜기 인근에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IS의 반격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8일 CNN에 따르면 IS는 최근까지도 기상이 좋지 않은 틈을 타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족에 자살폭탄 테러 등을 감행하고 있다. AFP통신은 IS가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의 한 마을을 공격해 쿠르드족 민병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 2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CNN은 대테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IS 조직원 일부가 모술 남부 함린 산맥에 잠입했다고 전했다. 유전지대를 점령했을 때 축적한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보유 중이라는 등 세력을 다시 모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라크 내부에선 대테러 정책이 수니파(이라크 내 무슬림의 29∼34% 차지)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IS 격퇴에 큰 성과를 올렸던 이라크 시아파(64∼69%) 민병대가 수니파 거주 지역을 통치하면서 정부에 대한 주민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철수는 또 다른 혼란도 예고한다.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조직해 IS 격퇴전을 벌였던 쿠르드족에 대한 안전보장 문제가 변수의 하나. 터키가 쿠르드족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서 “터키가 쿠르드를 공격하면 터키를 경제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맹국을 파괴하겠다는 경고가 서슴지 않고 나오는 현 중동 정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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