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의 정성으로 기른 친환경 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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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무산김

설 명절을 앞두고 장흥 무산김을 생산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장흥 무산김은 전국 최초로 산(酸)을 사용하지 않고 기른 친환경 김이다. 장흥군 제공
설 명절을 앞두고 장흥 무산김을 생산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장흥 무산김은 전국 최초로 산(酸)을 사용하지 않고 기른 친환경 김이다. 장흥군 제공
김을 양식하다 보면 잡조류(藻類)가 뒤엉켜 자란다. 이런 조류를 제거하고 고품질의 김 생산을 위해 양식장에서는 염산을 비롯한 유·무기산을 사용한다. 소비자들은 식탁에 올라온 김을 볼 때마다 염산 등이 남아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

장흥 무산김을 먹을 때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잡조류 제거를 위해 염산 등을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어민들이 일일이 손으로 노고를 더해 친환경 김을 만든다.

무산김은 바다에 떠 있는 김발을 수시로 뒤집어 만든다. 그때마다 바람과 햇빛이 잡조류가 김발에 붙는 것을 막아준다. 김발 뒤집기 작업은 평균 나흘에 한 번씩 이뤄진다. 새벽에 나가 김발을 끌어올려 뒤집은 뒤 공기 중에 노출시켰다가 오후에 바닷물 속으로 넣는다. 김발을 뒤집어 공기 중에 노출시켜 잡조류가 김에 엉키는 것을 방지한다. 잡조류가 햇빛과 바람을 이기지 못하는 점을 활용한 친환경 제거법이다. 이 때문에 무산김 양식은 유·무기산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든다. 그런데도 어민들이 김발 뒤집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가짐에 있다.

김 양식은 주로 두 가지 방식으로 한다. 바다의 바닥에 기둥을 박고 김발이 기둥을 붙들고 있는 상태에서 김을 키우는 지주식과 김발을 바다 위에 띄워 양식하는 부유식이다. 일반적으로 부유식은 지주식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주식은 간조 때 김발이 물 밖으로 자연스럽게 노출돼 햇빛과 바람을 맞는 자연 상태에 가까운 조건에서 자라지만 부유식은 그렇지 못해서다. 하지만 무산김은 부유식임에도 인위적으로 김발을 물 밖으로 노출시켜 최대한 자연 상태의 조건을 만들어 맛과 품질을 높인다.

햇빛과 바닷바람에 노출시켜 잡조류 등을 제거한 장흥 무산김.
햇빛과 바닷바람에 노출시켜 잡조류 등을 제거한 장흥 무산김.
무산김은 국내 최초 순수 어업인 주식회사인 장흥무산김주식회사(대표 김양진)에서 생산해 판매한다. 친환경 수산물 인증과 미국 농무부 국제 유기농 인증, 지리적 표시등록 및 단체표장 등록을 받았다. 전남도 수산경영부문 대상과 2011년 전국 수산물 브랜드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2013년 채널A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에서 ‘착한 김’으로 선정됐다.

김양진 대표는 “친환경적 김 양식으로 자연생태계를 보존,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을 대대손손 물려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장흥 무산김을 보급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일반 김 9000원, 재래 일반 김 1만700원, 파래 재래 김 1만1000원, 재래 돌김 1만7000원. 홈페이지 또는 장흥군 특산품판매장, 무산김주식회사로 문의해 구매할 수 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남도&情#농산물#장흥 무산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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