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착공, 2021년 완공 예정
신규 행사 없고 노사 갈등에 발목… 대구시 재정 악화로 시민들 우려
2021년 개관 20주년을 기점으로 재도약을 꾀하고 있는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엑스코)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재도약의 발판이 될 제2전시장 개장이 2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채울 콘텐츠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구성원들이 사활을 걸고 각종 전시와 행사 유치에 백방으로 뛰어도 모자랄 시점이지만 노사갈등에 발목이 잡혀 좀처럼 진척이 없다.
대구시는 2016년 12월 엑스코 제1전시장 뒤편 3만7000m² 터에 제2전시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가스총회(WGC·World Gas Conference)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엑스코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제2전시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만 m², 전시면적 1만5000m² 규모다. 현재 토지 보상을 99.5% 완료했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1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제2전시장이 지어지면 엑스코는 전시면적이 기존 2만2000m²에서 3만7000m²로 늘어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글로벌 톱(TOP) 전시회’ 기준인 전시면적 3만m²를 충족하는 것으로 대구 전시·컨벤션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제2전시장 개장으로 늘어난 전시면적을 채울 컨벤션 행사가 WGC 말고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데 있다. 2021년 7개의 전시가 제1, 2전시장을 모두 사용하기로 계획돼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전시들은 매년 개최하던 것을 규모만 늘린 것일 뿐이다. 두 전시장을 모두 쓰는 새로운 행사 유치는 확정된 것이 없다. 지난해 말 기준 엑스코의 가동률(1년 중 행사가 개최된 날의 비율)은 59%다. 지금처럼 콘텐츠 확보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제2전시장이 문을 열면 가동률이 폭락할 수 있다.
엑스코 측은 무사태평이다. 엑스코 관계자는 “전시장이 넓어질 때 단기적인 가동률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2∼3년 내에 대부분 회복된다”며 “현재 신규 유치를 협의하는 컨벤션이 여러 개 있어 운영난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컨벤션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통상 신규 행사 유치에 걸리는 시간이 전시는 최소 1∼2년, 국제회의는 최소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2021년 제2전시장 개장 후 가동률 하락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대구시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시는 제2전시장 건립예산 2400억 원 가운데 460억 원은 지방채를 발행하고 935억 원은 대구도시공사가 선투자해 충당하기로 했다. 건립예산의 절반이 넘는 1395억 원이 빚인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총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0% 이하여서 행정안전부의 재정건전성 주의 기준인 40%를 밑돈다. 시 재정에는 문제없다”고 말했다.
엑스코 노사는 집안싸움 중이다. 노조는 지난해 말 김상욱 사장을 부당노동 행위와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로 각각 대구고용노동청과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김 사장이 일부 노조원의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연차휴가 미사용분 보상비를 늦게 지급했고, 비상근 자문역을 직장가입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경감해줬다는 것이다.
사측은 “기획조정실과 총무팀 직원의 노조 가입이 타당한지 검토하긴 했지만 탈퇴 강요나 지시는 없었다. 연차휴가 보상비는 임금 지급일보다 하루 늦게 지급한 것이었고, 자문역의 직장가입자 등록은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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