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원주]지식재산 풍년 일궈 혁신성장 곳간 채우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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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주 특허청장
박원주 특허청장
기해년(己亥年). 부(富)를 상징하는 황금색에 다산과 풍요를 나타내는 돼지를 더한 ‘황금돼지의 해’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품고 한 해를 시작하게 된다.

2019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악화, 미중 무역 갈등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000억 달러 달성,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등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가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지식재산 분야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필자는 기대와 희망을 담은 이야기를 하려 한다.

2016년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 물결 속에서 지식재산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지재권 보호를 이슈로 분쟁에 휩싸였다. 유럽도 통합특허법원을 출범시켜 유럽 기업들의 지재권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양적으론 세계 4위 특허출원 강국이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지식재산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등 지식재산 강국에선 혁신가는 보상을 받고, 지식재산을 침해한 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 구글의 사례만으로도 알 수 있다. 구글이 인공지능 기술벤처인 ‘딥마인드 테크놀로지’를 4억 달러라는 가격에 인수해 알파고를 개발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식재산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필자에게 지식재산을 통해 우리의 산업 및 국가경쟁력 강화에 일조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겨 준다. 물론 책임감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특허 및 영업비밀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과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식재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란 추진동력도 함께 주어졌다.

필자는 이 동력을 발판 삼아 우리나라 지식재산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는 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7월 시행 예정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안착시켜 지식재산 침해행위를 억제해 나갈 것이다. 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들에 도움이 되도록 지식재산 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정책들은 정당한 기술거래를 유도하고 기술기반 유망 중소기업의 견실한 성장을 도울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선 ‘선진 5개국(IP5) 특허청장 회의’와 ‘ASEAN+1 특허청장 회의’가 개최된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과 국제 지재권 규범에 대한 논의를 선도하고, 지재권 분야의 신남방정책도 공고히 추진해 갈 것이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한국형 특허행정 수출을 확대해 지식재산 행정 한류 확산에 나서는 한편 남북 지재권 교류 협력도 추진해 나가겠다.

우리는 과거 세계 최초로 개발한 MP3 특허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관련 특허를 인수한 외국 특허권자에게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2019년 지식재산 입국의 원년이 돼 기업과 발명가의 지식재산 농사에 풍년이 들고, 혁신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박원주 특허청장
#지식재산#혁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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