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로 이달 29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두교서 발표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부 업무가 재개되지 않는 한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에 따른) 경호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적절한 날로 연기하든지, 서면으로 의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이어 CNN에도 출연해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 때 수백 명의 경호요원이 동원된다. 현재 셧다운으로 인해 경호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통령은 (경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펠로시 의장의 연두교서 연기 제안은 셧다운 문제로 극한 대치를 하고 있는 정치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공화당은 즉각 “비열한 정치행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장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는 것으로 연두교서를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제안에 허를 찔렸다”고 전했다.
미국은 1913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 때부터 매년 1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대통령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1년간의 정책방향을 설명하는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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