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손 의원의 해명이 되레 파장을 키우고 있다. 손 의원은 이 의혹 사건이 보도된 15일 밤 이후 17일까지 페이스북에 36건의 글을 연이어 올렸다. “의원직과 목숨을 걸겠다” “친구들도 제 조카로 태어나는 게 꿈이라고 한다”는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종종 논란의 핵심을 피해 가고 있다.
손 의원은 가족과 지인이 매입한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가격이 2, 3배 올라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17일 페이스북에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고 했다. 가족과 지인들이 보유한 건물 수 등 부동산 세부 명세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목숨’ 운운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경리단길과 가로수길 개발의 중심에 서 있던 사람인데 한 번도 (부동산을) 산 적이 없다. 압구정동에 10년을 넘게 있었지만, 강남에 아파트를 사지 않았다. 타워팰리스가 개발되고 분양되고 할 때 내가 그걸 왜 몰랐겠나. 안 했다”며 목포 투기 의혹과는 관련 없는 ‘강남에 아파트 안 샀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나섰다.
손 의원은 동생 아들에게 1억 원을 증여해 목포에서 건물 지분을 구매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동생은 “아는 것이 없다”며 차명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인생을 걸고 차명은 아니다. 차명이면 전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겠다”며 극단적인 표현으로 항변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걔(동생) 모르게 한 것”이라며 “우리 가족은 10년째 교류가 없는 상태인데 이번에 (동생이) 나타나서 저렇게 (차명거래)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더니 조카 2명에게 1억 원씩을 증여한 것과 관련해 “제 친구들도 모두 제 조카로 태어나는 게 다음 생의 꿈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를 지정할 당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로 손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문체위 예결소위에서 문화재청장에게 “목포에 근대문화재인 목조주택이 그대로 있다. 이들을 제대로 보수하면 대단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손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나중에 그 동네 전체를 문화재로 지정했다고 해서 참으로 의아했다. (문화재 지정은) 국회의원 한 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언론과 야당의 비판엔 음모론을 제기하며 자신처럼 무언가를 내걸라고 강요하고 있다. 관련 의혹을 처음 보도한 SBS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에 “왜곡된 보도로 인격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 손혜원 목포 투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뭘 걸겠습니까?”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금 나온 사실만으로도 제명까지 가능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나 의원은) 저와 함께 의원직을 거시겠습니까? 또는 저와 함께 전 재산을 거시겠습니까”라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손 의원은 자신의 말 때문에 구설에 오를 때가 많다. 감정적이고 종종 비논리적인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확하게 해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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