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일상의 순간들… 세종문화회관서 열리는 AP사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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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폭격부터 비틀스까지… 희귀사진 포함 200장 사진 전시
북한의 일상 담은 ‘북한전’ 마련

평양 지하철의 인테리어는 낯설지만 사람들 표정에서는 우리와 다름없는 일상의 노곤함이 배어 나온다. ‘교복 입은 북한 소년’(Wong Maye-E 촬영·2014년). 메이크로드 제공
평양 지하철의 인테리어는 낯설지만 사람들 표정에서는 우리와 다름없는 일상의 노곤함이 배어 나온다. ‘교복 입은 북한 소년’(Wong Maye-E 촬영·2014년). 메이크로드 제공
평양의 지하철. 서 있는 어린 남성의 스카프가 북한 소년단원임을 짐작하게 한다. 등에 멘 날렵한 백팩과 희미한 영문 상표는 이 낯선 사회에도 우리와 가까운 부분이 있음을 말해준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AP사진전: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에서 만나는 북한 사회의 단면이다.

세계 통신사의 대명사인 AP는 매일 2000장, 연간 100만 장의 사진을 전 세계에 공급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6개의 테마로 엄선한 200장을 선보인다.

3개의 메인 테마는 ‘보도사진’에 대해 가질 만한 편견을 부드럽게 밀어낸다. ‘너의 하루로 흘러가’에선 카메라가 따라간 새벽과 아침, 정오, 밤의 순간들이 이어진다. ‘내게 남긴 온도’는 역사적 장면 가까이 숨은 일상의 순간들을 인간의 체온으로 재현한다. ‘네가 들려준 소리들’에서 관람객은 미디어와 영상의 결합으로 배치된 사진들을 따라 들려오는 소리의 결을 체험한다.

이어지는 3개의 특별 테마 중 ‘키워드로 만나보는 AP의 순간’은 AP 역사의 보고다. 히로시마 폭격, 베트남전쟁, 1960년대 뉴욕 문화, 미소 우주 경쟁은 물론이고 비틀스, 알리, 에디트 피아프, 프레디 머큐리 등 슈퍼스타까지 지난 시대의 희귀한 사진들을 전시한다. ‘기자전’에서는 사진기자와 작가라는 ‘인간’을 중심으로 뜨거운 현장들을 만난다.

마지막 테마인 ‘북한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장소인 북한의 일상과 숨소리를 따라간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그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애잔함과 그리움이 겹친다.

관람객들은 엡손이 제공한 사진 전용 프린터를 활용해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출력해볼 수 있다. 3월 3일까지. 7000∼1만3000원.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ap 사진전#북한전#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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