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아이들, 매일 기적 이뤄지게 도와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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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NGO & NPO]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김경욱 대표

김경욱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대표는 “백혈병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소원을 365일 들어줄 수 있도록 기업, 가족 단위로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경욱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대표는 “백혈병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소원을 365일 들어줄 수 있도록 기업, 가족 단위로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거의 매일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아픈 아이들의 사연을 볼 때마다 그래요.”

김경욱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대표(57·사무총장)는 14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푸르덴셜타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 환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소개했다. 소아암 환자였던 고교생 허진수(가명) 군은 메이크어위시 측에 ‘학창 시절 은사님을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다. 당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그를 따뜻하게 감싸줬던 분이었다. 허 군은 몸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된 상태였지만 병실을 찾은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마자 몸을 일으켜 인사하며 재회했다. 그날 허 군은 마지막 소원을 이룬 뒤 눈을 감았다.

감동적인 사연도 있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태어난 조현욱 군은 2017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받으며 얼굴이 붓고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자신감도 잃어 갔다. 그런 조 군은 지난해 8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우상인 삼성 투수 양창섭과 함께 시구를 하는 소원을 이루며 웃음을 되찾았다. 관중 1000여 명도 “힘내라”며 응원했다.

김 대표는 푸르덴셜생명에 근무하며 2003년부터 메이크어위시 봉사활동에 참여해 10명의 소원을 이뤄준 인연이 있다. 그는 “삼성전자 DS부문은 후원은 물론이고 자원봉사까지 함께 해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 기업, 개인은 물론 가족 자원봉사자가 더 많이 늘어난다면 소원을 이루는 숫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크어위시는 198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한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3∼18세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지부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40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에 소원을 신청하는 이들은 연간 40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 때문에 300명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해마다 15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난치병 진단을 받고 투병하고 있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소원을 이루기 위해선 기업은 물론이고 소상공인, 가족 단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메이크어위시의 올해 슬로건은 ‘Every Day is a Wish day’(매일 기적이 이뤄지는 날). 국내 난치병 환아 365명에게 소원 성취를 통한 삶의 변화를 이끌자는 취지다. 김 대표는 “가족 구성원이 건강하게 웃고 사는 게 소중하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은 따뜻한 정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환아들이 소원을 이룬 뒤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메이크어위시는 환아 가족의 정서적 지원을 통해 매일 소원을 이뤄주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여 문의는 메이크어위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메이크어위시#한국지부 김경욱 대표#난치병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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