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흑 진이 뚫려 패색이 짙어진 흑은 떼를 쓰기 시작했다. 형세가 불리할 때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 또 벌어지고 있다.
흑 95, 103, 105가 모두 떼쓰는 수. 게다가 흑 105는 선수도 아니다. 하지만 백도 106으로 태연히 받아준다. AI 바둑에선 유리하면 상대가 떼쓰는 걸 받아주는 경우도 자주 등장한다. 흑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손을 써보지만 다 헛수고다. 백 110으로 가일수하자 불씨가 모두 꺼진 상황.
끝내기에서 재미있는 해프닝도 등장했다. 백 122. 급수 낮은 아마추어들은 왜 이 수가 문제일까 싶을 것이다. 흑은 123 대신 참고도 1로 받아야 했다. 흑 5까지 실전과 비교하면 2집 차이. 물론 승패와 관계없지만 백이 두 눈 뜨고 2집을 헌납한 셈이다. 백도 122 대신 126의 곳에 먼저 붙여야 한다. 그럼 실전과 똑같아진다.
알파고 실력에 이런 간단한 끝내기 맥을 모를 리는 없고 아마도 형세 차이가 벌어지면 안전하게 두려는 습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백 132 이후 수순은 총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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