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50·전 뉴욕 양키스·사진)가 던질 공은 정해져 있었다. 상대 타자도 그가 어떤 공을 던질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컷 패스트볼(커터)은 알고도 칠 수 없는 공이었다.
리베라가 뿌리는 시속 150km 넘는 빠른 커터에 빗맞은 타자들의 방망이는 산산조각 나기 일쑤였다. 리베라가 시즌 종료 후 은퇴 의사를 밝힌 2013년 상대 팀 미네소타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부러진 방망이를 모아 만든 의자를 그에게 선물했다. 수많은 방망이를 부쉈던 ‘커터의 달인’ 리베라가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파나마 출신의 리베라는 23일 공개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9년 명예의 전당 후보 투표에서 사상 최초로 득표율 100%를 기록했다. 투표인단 425명 전원이 그에게 표를 던졌다. BBWAA가 명예의 전당 투표를 시작한 1936년 이후 만장일치가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이다. 종전 최고 득표율은 켄 그리피 주니어가 2016년 기록한 99.3%(440표 중 437표)였다.
리베라는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평가받는다. 1995년 데뷔 이후 2013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그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652개)을 갖고 있다. 통산 성적은 80승 60패, 평균자책점 2.21이다. 13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5차례나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1999년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베라는 위대한 선수일 뿐 아니라 훌륭한 사람”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경기 때 리베라의 등장곡 ‘엔터 샌드맨’을 불렀던 록그룹 메탈리카도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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