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은 공동의 적이 있기 때문에 동맹이다. 그런데 한국군은 더 이상 북한을 주적(主敵)이라 부르지 않는다. 미국 일각에선 ‘대북제재를 풀라는 한국을 동맹국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도 노골적으로 던진다. 한미동맹의 신뢰는 바닥이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건양대 교수·사진)은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 주최 제19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한미동맹의 심각한 균열을 우려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긴밀해야 하지만 최근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 양상이 깊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전 원장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다. 한미동맹은 이전부터 중병에 걸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제일주의를 펼치고, 오랜 동맹들도 계산적으로 챙기는 것에 정부는 진작 대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선 군이 작은 것에서부터 한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정부도 현실을 직시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밀착하는 북-중 관계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한미동맹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요구하고 있다. 북-미 간 ‘스몰딜’이 이뤄진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거되고 나머지 핵능력은 고스란히 유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협력해) 확고한 북핵 억제 체제를 갖추는 것은 (비핵화) 대화와 병행하며 지속 추진할 문제이지 먼저 희생시키고 포기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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