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나라슈퍼 강도 사건, 검찰 수사 부당하게 종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과거사위 “모든 장애인조사 녹화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검찰 수사가 진범의 자백에도 부당하게 무혐의 내사 종결됐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23일 “1999년 11월 부산지검에서 진범이라고 자백 받은 다른 3명의 내사 기록을 전주지검으로 이송한 것은 검찰 사건사무 규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전주지검은 지적장애인 최모 씨 등 3명을 진범으로 잘못 판단해 구속 기소했고, 같은 해 10월 판결이 확정됐다. 부산지검에도 관할권이 있는데, 전주지검으로 내사 기록을 넘길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최 씨가 진범이 아니라는 부산지검 내사 기록을 송치받은 전주지검은 강도치사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2부가 아닌 최 씨를 처음 기소한 검사가 속한 부서에 내사 사건을 배당했다. 기록 검토 뒤 전주지검은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혐의 내사 종결했다.

1996년 2월 6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 주인 유모 할머니(당시 77세)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된 최 씨 등 3명은 당시 지적장애인이거나 미성년자였다. 이들은 각각 3∼6년의 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그러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진범 중 한 명이 2015년 뒤늦게 “내가 진범”이라고 폭로했다. 최 씨 등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6년 무죄 선고가 확정되면서 17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과거사위는 이 같은 부당 수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장애인의 조사는 모든 사건에서 영상 녹화를 의무화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성범죄의 경우에만 사건 관계자가 19세 미만 및 장애인일 때 의무적으로 진술을 영상 녹화하도록 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과거사위원회#검찰#부당수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