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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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정부에 지정 촉구
“서해안 국가기간산업 배후도시로 별도 조성비용 없이 국가혁신 가능”

내포신도시는 2012년 충남도청이 옮겨오면서 발전을 기대했지만 같은 해 출범한 세종시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인구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충남도 제공
내포신도시는 2012년 충남도청이 옮겨오면서 발전을 기대했지만 같은 해 출범한 세종시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인구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도청이 소재한 내포신도시(홍성∼예산)를 혁신도시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대전과 더불어 충남이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돼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지방에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와 혁신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153개의 수도권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고 혁신도시별로 3000억∼1조5000억 원의 건설비용이 투입됐다. 당시 정부는 세종시가 충청권에 만들어지는 만큼 혜택은 충분하다고 봐서 충남을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도는 세종시 건설로 도세(道勢)가 위축돼 혜택은커녕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2012년 출범한 세종시에 연기군 전체와 공주시 일부가 편입돼 충남 전체로는 인구 약 9만6000명, 면적 399.6km², 지역총생산 1조7994억 원이 줄었다.

내포신도시는 세종시 ‘빨대 효과’로 시작부터 타격이 크다. 2020년 인구 10만 명의 내포신도시를 계획했으나 사실상 ‘텅 빈’ 상태다. 지난해 말 현재 도시 공정은 90%에 육박했으나 인구는 25%(2만5000명)밖에 차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내포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현장간담회’는 주민들의 볼멘소리로 가득했다. 대학생 최재성 씨는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친구들은 수도권으로 떠난다”며 청년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우려했다. 학부모들은 왜 다른 혁신도시처럼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많지 않은지 불만을 쏟아냈다.

도는 충남의 혁신도시 대상 배제 결정은 세종시의 법적 지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 관계자는 23일 “2005년에는 세종시를 지금처럼 특별자치시로 독립시킬지, 충남도의 직할자치시로 남겨둘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독립시킬 방침이었다면 충남을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인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과연 지킬 의지는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10개 혁신도시에 4조3000억 원을 투입하고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30%까지 강화하는 혁신도시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충남을 또 제외했기 때문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석유화학과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서해안 국가기간산업의 배후도시인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면 별도의 조성비용 없이 국가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정부가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하고 제2단계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시키도록 도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내포신도시#혁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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