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단일브랜드 첫 매출 2조 넘어… 中 겨냥한 고급화 전략 효과거둬
화장품 편중된 사업구조는 문제
차석용 부회장(사진)이 이끄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었다. 궁중 화장품 브랜드 ‘후’가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을 넘어서면서 실적 경신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7475억 원, 1조393억 원이라고 24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1.7% 증가했다. 차 부회장이 LG생활건강의 수장이 된 2005년 이후 14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한 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실적 경신의 비결은 럭셔리 화장품 전략이다. 차 부회장은 중국 소비자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일찌감치 고급 상품에 주력할 것을 주문해 왔다. ‘후’를 랑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톱5’ 브랜드 못지않은 럭셔리 브랜드로 키우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2006년 이후 중국에 론칭하면서 고급화에 공을 들였다. 유명 백화점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중국 고위층 인사 등 VIP 대상 판촉을 강화했다. 그 결과 후는 국내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넘었다. 2016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후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다만 후 등 화장품에 편중된 사업 구조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화장품 사업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054억 원, 7827억 원으로 매출은 전체의 58%, 영업이익은 75%에 달한다. 생활용품(1204억 원)과 음료 사업(1362억 원) 영업이익을 합쳐도 전체의 25%에 불과해 화장품 사업의 수익이 악화되면 회사 전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에도 2018년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후’ 다음으로 ‘숨’을 내세우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고 ‘후’ 이외의 브랜드는 눈에 띄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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