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王岐山·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23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첨단기술 제조업 굴기 전략인 ‘중국 제조 2025’의 포기를 요구한 미국을 비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 부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다른 국가의 안보와 기술 활동을 위해하면 안 되고 이를 용인하지도 보호해서도 안 된다”며 “각국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기술 관리 모델, 공공정책, 전 세계 기술 관리체계에 평등하게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중국에 요구하는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기술 강제 이전 등 구조개혁에 선을 그은 것으로 향후 미중 무역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왕 부주석은 또 “신흥시장 국가와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 특정 국가의 안보와 표준을 전 세계에 요구하면 안 된다”며 미국 등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세계 1위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단지 파이를 크게 만드는 과정에서 파이를 더 잘 나누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뿐이고 이를 절대 멈출 수 없다”며 “파이를 자르는 방법에 대해 계속 논쟁하고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역전쟁을 시작한 미국을 겨냥했다.
이날 왕 부주석의 발언은 이전 시 주석의 발언보다 강하게 미국을 겨냥했다. 시 주석이 직접 나서지 않지만 미중 무역협상에서 일방적인 양보는 없다는 신호를 분명히 것으로 보인다. 왕 부주석은 연설 뒤 질의응답에서 ‘새로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질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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