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하구에 소방시설 설치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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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길이 500m’에서 전면 확대… 제2 KT화재 없도록 年內 의무화
무선 화재알림설비 설치 허용돼… 실시간 감시-원격제어 가능

일본 도쿄 주오(中央)구 긴자(銀座)의 한 지하구 모습. 내부에 통신케이블과 상․하수도관이 지나고 천장에는 화재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빨간 동그라미 안)가 설치돼있다. 소방청은 연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지하구에 이와 같은 소방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도쿄=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일본 도쿄 주오(中央)구 긴자(銀座)의 한 지하구 모습. 내부에 통신케이블과 상․하수도관이 지나고 천장에는 화재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빨간 동그라미 안)가 설치돼있다. 소방청은 연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지하구에 이와 같은 소방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도쿄=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지난해 11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서부 일대에 통신대란을 일으킨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사고를 계기로 올해 안에 모든 지하구에 화재방지를 위한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된다. 지하구는 전력·통신용 전선이나 가스·냉난방용 배관 등이 설치돼 있는 지하터널이다.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을 올 상반기 안에 입법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그동안 길이 500m 이상의 지하구에만 설치하도록 돼 있던 화재자동탐지설비, 연소방지설비, 유도등, 소화기 등의 소방시설 설치가 길이와 관계없이 사람이 출입 가능한 모든 지하구로 확대된다. 소방청은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사고 이후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지하구를 비롯한 통신시설의 화재예방 강화 대책을 논의해 왔다.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는 길이가 187m여서 화재 당시 소방시설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구간은 79m였다. 화재로 통신케이블 1만1724묶음이 불에 타면서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용산구 은평구 중구,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전화와 인터넷은 물론 카드결제 시스템 접속도 불가능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길게는 일주일가량 이어졌다. 폭과 높이가 2m 정도로 좁은 곳에 통신케이블이 빽빽했던 데다 화재 탐지와 초기 진화를 위한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전국에 있는 219개(2018년 기준)의 지하통신구 중 길이 500m 미만은 126곳이다. 이 중 89곳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인 500m 이상 지하통신구 가운데도 2곳은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자발적으로 상반기 중에 길이 500m 미만 통신구에 소방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지하구에 무선 화재알림 설비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유선방식의 화재자동탐지설비만 설치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연결 케이블이 손상될 경우 화재경보 신호가 전달되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제어가 불가능했다. 무선 화재알림 설비는 무선통신으로 신호를 주고받아 119 상황실과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화재 확인이 가능하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모든 지하구#소방시설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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