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임신 5개월인 의사의 손가락이 찢어지는 아찔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31일 환자의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참극이 재발할 뻔한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2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은평병원(시립 정신병원)에 방문한 정신질환자 A 씨는 임신 5개월째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B 씨(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가까이 있던 다른 환자와 직원들이 A 씨를 제압한 덕에 B 씨의 신체 부상은 새끼손가락이 찢어지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B 씨는 사건 직후 정신적 충격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말리던 다른 환자도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A 씨는 이 병원에서 격리 입원 치료를 받다가 전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교수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자 의료계에선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중증 정신질환자 지원 및 관리 강화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임 교수 사건 이후 ‘임세원법’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등 27개의 법안도 아직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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