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은 지난해 통합 우승에 실패했지만 젊은 마무리 투수 함덕주(24)의 발견은 큰 수확으로 꼽힌다.
지난해 시즌 중 마무리 보직을 맡은 함덕주는 역대 팀 왼손 투수 최다인 27세이브를 올렸다. 62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평균자책점 2.96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도 해결했다.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 2년 차가 되는 올해는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 젓가락 소년에서 국가대표로
윤혁 두산 스카우트팀 부장은 2013년도 신인 드래프트 당시 함덕주를 ‘아기’로 기억한다. 얼굴엔 솜털이 가득했고, 몸도 가냘픈 편이었다. 170cm 후반의 키에 몸무게가 60kg대 중반밖에 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시속 130km 중반에 머물렀지만 공을 던지는 폼이 예쁘다는 이유로 그를 뽑았다.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였다.
프로 입단 후 그는 몸을 키우기 위해 배가 불러도 참고 먹었다. 하루 저녁에 라면 5개는 기본이었다. 현재 그의 키는 182cm다. 몸무게는 80kg대 중반이다. 힘이 붙으니 공이 빨라졌다. 지난해 최고 스피드는 148km를 찍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2km.
여기에 다른 투수는 흉내 내기도 힘든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타자들을 공략했다. “신인 때 투구 폼은 평범했다. 그런데 더 세게 공을 던지기 위해 몸을 틀려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금의 폼을 갖게 됐다. 부상 위험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겐 편안한 투구 폼이다.”
○ 정우람-류현진을 배운다
함덕주의 결정구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오른쪽 타자의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수많은 삼진을 이끌어 냈다. 함덕주는 “어떤 날은 직구보다 제구가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해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올해 목표는 이 체인지업을 류현진(LA 다저스)처럼 왼손 타자에게도 사용하는 것이다. 함덕주는 “그동안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로 바깥쪽 승부밖에 하지 못했다. 왼손 타자의 몸 쪽으로 꽂히는 체인지업을 연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롤 모델은 한화의 왼손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다. 그는 “기복이 있는 나와 달리 우람이 형은 언제 마운드에 올라도 안정적이다. 좀처럼 실투를 하지 않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때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최고의 선수들과 한 팀이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자 좋은 공부가 됐다. 올해 프리미어12와 내년 도쿄 올림픽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1일 선발대로 전지훈련이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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