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만나서도 자기들 주장만 던진 민노총의 불통과 오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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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위원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과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권 개선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 (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및 최저임금 결정구조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 무작정 사회적 대화에 들어오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답해 문 대통령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문제, 제주영리병원 민영화 중단,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산입범위 동일화 등 자신들의 요구사항만 길게 늘어놓았다.

청와대는 노동계 입장을 듣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어제 회동을 마련했다. 그런데 민노총은 6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기존 주장만 되풀이함으로써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다고 통첩하는 듯한 불통(不通)의 태도를 보였다. 민노총이 책임 있는 사회 주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만 던지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해소하고 개선책을 모색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마땅하다.

민노총은 지난해 5월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 대화를 거부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출범한 경사노위에도 불참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올 한 해 예고한 4차례의 총파업 중 첫 번째 파업(탄력근로제 확대 반대)이 예정돼 있다.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경사노위에 민노총을 참여시키고 싶었겠지만 기득권 노조의 억지 주장을 단호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민노총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게 있다면 경영계의 절실한 요구도 들어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노총은 조금의 양보도 거부하면서 기득권 노조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한쪽으로 내닫는 행태를 조금도 버리지 않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듯한 태도로 끝내 변화를 거부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문재인 대통령#김주영 한노총 위원장#김명환 민노총 위원장#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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