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9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의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정기 모임에서 “한국이 3월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5G 기술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IBC는 세계 글로벌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만 참가할 수 있는 다보스포럼의 최고 기구. 황 회장은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 초청으로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대됐다.
○ “5G는 한국이 가장 앞서”
황 회장은 이날 IBC 모임에 앞선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기업 CEO들도 아직 5G의 위력을 잘 모르더라”고 했다. 이어 “다들 5G를 미국과 중국의 다툼으로 여겨 발언을 자청했다”며 “이 자리에서 한국의 앞선 5G 기술에 대해 5분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을 다 담을 수 있는 5G를 4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며 “5G가 상용화되면 눈 깜빡하는 시간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시간에 전 세계 모든 기계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5G로 가장 많이 바뀌는 분야는 제조업”이라며 “로봇을 사람처럼 쓸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에서 이미 5G 기술을 장착해 스마트 팩토리를 시범 가동한 결과, 생산성은 40% 높아지고 결함률은 40%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KT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5G를 구현하는 등 세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상용화 후 특허료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바프 회장은 황 회장에게 “2020년 50주년을 맞는 다보스포럼의 핵심 주제가 5G”라며 “내년에도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조만간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만나자”고 했고,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도 “동남아 최초로 베트남을 5G 국가로 만들겠다”며 KT에 협력을 제의했다. 황 회장은 “5G가 상용화하면 KT는 기지국과 망을 까는 ‘네트워크 회사’가 아니라 ‘컨설팅 회사’로 변할 수 있다”며 “5G와 함께 우리가 개발한 에너지 및 보안 플랫폼 등을 팔면 된다”고 기대했다.
○ 드론으로 백신 나르는 ‘스카이십 프로젝트’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화 4.0’. 포럼 내내 “세계화로 인해 소외된 이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주요 기업들이 이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토론이 오갔다. 이에 황 회장도 5G가 인류 복지 증진과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5G는 전 산업이 가장 싸고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라며 “자율주행, 원격진료, 재난 안전, 에너지 등 사회 전반의 대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4G는 소비자(consumer)를 기반으로 한 ‘B2C’ 서비스였지만 5G는 고객의 90∼95%가 기업(business)과 공공기관(government)이어서 ‘B2B’ 및 ‘B2G’ 서비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그는 드론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나르는 ‘스카이십 프로젝트’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비행선 형태의 드론을 이용해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작업이다. 약 6시간 동안 200km를 날 수 있는 데다 기존 드론과 달리 냉장 시설을 실을 수 있어 백신 운송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5G의 가장 큰 위협은 보안”이라며 “다음 달에 자체 개발한 신종 보안 기술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5G 서비스 요금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비자 대상 요금은 4G에 비해 크게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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