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6일 시작된 북한 예술단의 중국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 공연이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는 삼엄한 통제 속에서 진행됐다. 관람객도 중국 관료 등 공산당원들과 가족, 북한인들로 제한됐다.
26일 모란봉악단 출신 유명 여성 가수들을 앞세운 북한 예술단은 일반 중국인들이 공연 장소와 일정조차 알지 못했던 이 공연에서 “북-중 우호가 영원할 것”이라고 외치며 “북한 사회주의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은 오후 7시 반부터 9시 10분경(현지 시간)까지 이어졌다. 동아일보·채널A 취재진이 입수한 공연 팸플릿에 따르면 공연은 ‘조중(북-중) 친선은 영원하리라’ 합창으로 시작했다. 공연 시작 때 북한 인민군 제복을 입은 공훈국가합창단이 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예술단은 북-중 우호를 강조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 노래를 번갈아 불렀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에서 공연했던 가수 류진아 김유경 송영 등이 북한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전가요를 연이어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검은 구름 몰아치고 유혹의 바람 불어도/사회주의 제일일세”(‘사회주의 지키세’) “사회주의는 우리의 생명”(‘사회주의 오직 한길로’) “지키면 승리요, 버리면 죽음일세”(‘사회주의 지키세’) 등을 이어갔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현송월은 이날 공연에 등장하지 않았으나 24, 25일 리허설 때 단원들을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예술단이 공연한 국가대극원 오페라홀은 2200여 석이 꽉 찼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측 관계자는 “관람 대상은 (중국 당정군) 관련 인사”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티켓 양도를 막기 위해 실명제 입장 방식까지 도입했다.
동아일보·채널A가 확인한 공연 티켓에 따르면 관객들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할 뿐 아니라 ‘휴대전화 보관’을 요구받았다. 관객들의 공연 촬영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조치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기본 보안검사를 한 뒤 공연장 입장 때 또다시 보안요원들이 신분증 검사와 안면인식 장치로 티켓 발행 대상과 동일인인지 확인했다. 신분이 일치하지 않은 관람객의 입장을 거부하고 돌려보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현장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왔느냐’는 물음에 “무슨 질문을 해도 답할 수 없다”며 예민하게 대응했다.
공연 둘째 날인 27일 오후에는 아예 국가대극원 주변이 완전히 통제돼 인근을 오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대북 소식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도부와 함께 공연을 관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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