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만-다양한 근대 건축물… 송도국제도시 등 촬영지로 인기
작년 138편 찍어… 1년새 20편↑, ‘영화도시’ 부산 124편보다 많아
市 “촬영비-숙박비 등 지원… 영상물 전용세트장도 건립 계획”
인천 도심의 갯벌포구인 동구 만석부두 주변 I전기의 폐(廢)공장 건물에서는 최근 들어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이 잦다. 지난 3개월간 SBS 드라마 ‘여우각시별’을 비롯해 모 걸그룹과 래퍼의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12편의 영상물을 찍었다. 발전기와 변압기를 생산하던 이 회사가 충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4년간 비어 있던 공간이다. 총면적 3000m²의 10개 동으로 이뤄진 이 공장이 지난해 9월부터 스튜디오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후 근대화 시기에 걸쳐 지은 각종 시설은 빈티지한 멋을 물씬 풍기는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 제작 드라마 ‘사자’는 최근 촬영을 시작했다.
I전기 옛 공장만이 아니다. 인천 여러 지역이 각종 영상물의 로케이션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영화 ‘부산행’ 속편인 ‘반도’와 드라마 ‘이몽’ 등은 강화도 옛 조양방직 공장, 송도국제도시, 용유도 왕산마리나에서 찍고 있다. 이달 개봉해 인기몰이에 나선 영화 ‘극한직업’과 ‘뺑반’도 주요 배경이 동구 배다리와 송도국제도시다.
인천이 부산을 능가하는 영화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28일 “인천에서 영상물 촬영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영상물을 더 유치하기 위해 지원사업을 늘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원사업의 주요한 원천은 돈이다. 인천에서 찍은 해외 영상물은 1회 촬영 때마다 인천에서 쓴 비용의 20∼40%를 현금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에서 5회 이상 15회까지 촬영한 작품에는 최대 1억 원을 지급한다. 15회를 넘기면 추가로 제공한다. 국내 영화와 드라마도 프로젝트당 숙박비 200만 원을 주는 것을 포함한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와 ‘화유기’ ‘보이스2’는 이 같은 지원 아래 인천 각지에서 촬영했다.
인천영상위원회의 노력으로 인천을 무대로 하거나 인천에서 찍은 영상물은 지난해 138편이고, 촬영 횟수는 약 500회에 달했다. 2016년 103편, 2017년 118편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 영화도시를 자랑하는 부산에서 찍은 영상물은 124편이다. 인천이 부산을 앞섰다”며 “공항, 항만, 근대 건축물 같은 촬영 자원과 연계시킬 수 있는 영상물 전용 세트장을 지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양적으로 부산을 앞선 데 이어 질적으로도 앞설 구상을 갖고 있다. 인천영상위는 올해 7회째를 맞는 디아스포라영화제를 부산국제영화제에 맞먹는 인천의 대표 영화제로 키우기로 했다. 이주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이 경쟁하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을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5월 23∼27일 열리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올해 신설하는 비경쟁 부문 출품작을 공모로 선정한다.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난민, 탈북민, 외국인 유학생 등이 참여해 토크, 대담, 포럼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강석필 인천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은 “1902년 한국 최초의 해외이민자가 인천항에서 떠났고 외국인이 가장 많은 광역시도 인천이다. 올 영화제에는 세계 각국 디아스포라영화 60여 편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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