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대치를 벌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앙숙’에서 ‘친구’ 모드로 돌입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이날 두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5일 미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보낸 ‘연두교서 초청 서한’을 받고 즉각 수락했다. “초청을 수락하게 돼 영광”이라는 말도 남겼다. 서한 발송 전 두 사람은 약 12분간 통화를 했다.
미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인 연두교서는 매년 1월 29일 발표된다. 그러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미 역사상 최장기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가 발생하면서 연두교서 발표 시점도 계속 미뤄졌다.
16일 펠로시 의장이 “연두교서 날짜를 연기하거나 의회에 서면으로 대체하라”고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연두교서 발표 사전연습을 강행하며 ‘맞불’을 놨고 22일에는 연두교서 발표에 필요한 회의를 소집하고 언론에 “발표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도 알렸다. 워싱턴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지지 집회를 열고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일종의 ‘우회상장’도 고려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펠로시 의장 또한 “셧다운 중엔 결코 연두교서 발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하지만 연두교서 발표 장소가 의회임을 감안할 때 하원의장의 협조 없이 이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셧다운에 대한 부정적 여론까지 겹치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해제 및 연두교서 발표 시점에서 모두 펠로시 의장에게 백기를 든 셈이 됐다고 미 언론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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