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엔트리에 뽑힌 것만으로도 큰 영광입니다. 형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직접 배우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연세대 이정현)
“같은 이름 후배가 같이 뽑혀 신기합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예비 명단에 선발된 걸 보니 놀랍기도 하고 자극도 되네요.”(KCC 이정현)
두 명의 정현이는 서로를 향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2019년도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 24명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KCC 이정현(32·191cm)과 연세대 이정현(20·189cm)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동명이인 선수가 대표팀 명단에 함께 포함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두 선수는 띠동갑에 연세대 12년 선후배 사이다. 광주고를 졸업한 이정현은 2010년 프로에 데뷔해 KGC 시절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시즌 역대 최고인 경기당 평균 16.3점을 터뜨리고 있다.
군산고 출신인 후배 이정현은 지난해 대학 입학 후 연세대를 대학농구리그 3연패로 이끌었다. 당시 고려대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33점을 퍼부은 그는 리그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선배 이정현은 후배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도맡아 잘 이끌어가고 있다. 저학년이지만 이미 대학에선 톱클래스 가드라고 생각한다. 잠재력이 아주 풍부하다”고 칭찬했다.
후배 이정현은 “고향이 군산이라 전주가 안방인 KCC 경기를 자주 보러 갔다. 정현이 형은 어릴 때부터 팬이었고 제 롤모델인데, 뛰어난 득점력과 센터와의 2 대 2 플레이가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확실한 입지를 굳힌 선배 이정현과 달리 후배 이정현의 12명 최종 엔트리 합류 여부는 미지수다. 김상식 대표팀 감독은 “2월 초에 최종 명단을 발표할 것이다. 작은 이정현은 대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선발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선배 이정현 역시 “24명 안에 들어간 정도면 이미 실력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2월 시리아, 레바논과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방문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미 지난해 12월 본선 티켓을 확정지었기에 남은 경기를 젊은 선수들의 기량 점검 무대로 활용한 뒤 8월 본선에 대비하겠다는 게 김 감독의 구상이다.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의 두 아들 허웅(DB)과 허훈(KT)도 나란히 예비 엔트리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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