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주변의 한 상가. 공실이 많아 상가 안내판이 대부분 비어 있다. 세종=뉴스1
‘1+1 렌트프리, 상가 1년 임차하면 1년 무료.’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앞 간선급행버스(BRT) 정류장 안내판에는 이런 광고지가 붙어있었다. ‘렌트프리(무상임대)’는 1년 계약하면 몇 달 치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주로 대형 오피스에서 많이 나온다. 장기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종시에선 상가 임대에도 몇 달 치의 렌트프리 혜택이 일반화됐다.
공실이 증가하는 건 세종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빈 상가와 오피스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상가와 오피스 임대료도 내려가는 추세다.
30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2018년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중대형 및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은 각각 10.8%, 5.3%로 집계됐다. 2017년 말과 비교하면 각각 1.1%포인트, 0.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의 상가 공실률은 전년과 같거나 소폭 낮아졌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빈 상가가 늘었다. 중대형 상가 기준으로 서울(7.0%), 경기(8.1%), 제주(7.4%)를 제외한 나머지 시도의 공실률은 모두 두 자릿수였다.
빈 상가가 늘면서 상가 주인들도 임대료를 낮춰 주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전국의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2017년 말을 100으로 놓고 비교할 때 0.2% 하락한 99.8이었다. 소규모 상가 역시 0.8% 내렸다. 특히 세종시의 임대가격지수는 중대형 3.3%, 소규모가 6.6% 하락해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상가 권리금이 없는 가게도 많아졌다. 지난해 9월 1일 기준 전국 상가 1만2000개를 조사한 결과 권리금이 있는 점포의 비율은 69.6%였다. 전년(71.0%) 대비 1.4%포인트 낮아졌다. 전국 상가의 평균 권리금도 4535만 원으로 1년 만에 5.1% 하락했다.
오피스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12.4%로 2017년 말(11.9%)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서울도 1년 만에 공실률이 10.5%에서 11.4%로 상승했다. 전국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0.5% 내렸다.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지만 투자수익률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중대형과 소규모 상가의 연간 투자수익률은 각각 6.91%, 6.35%로 전년보다 0.19%포인트, 0.03%포인트 올랐다. 감정원 측은 “현재 임대 수익은 나빠지는 추세지만 지난해 매매 가격 등을 반영한 자산가치가 전년보다 높아져 전체 수익률은 조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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