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과학 교육 활동 지원하는 교육부 ‘2018 사다리 프로젝트’
최우수상 충남 송산중 한동규 교사
“주말은 없지만 아이들이 과학으로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충남 송산중 한동규 교사(40)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그가 이끄는 이 학교 ‘송산사이언스드림팀’이 ‘2018 사다리 프로젝트’에서 28일 최우수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2016년 시작된 ‘사다리 프로젝트’는 생활 여건 때문에 과학 교육을 받기 어려운 중고교생을 위해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이화여대가 주관하는 과학 체험 프로그램이다. 학생 3명과 멘토 교사 1명이 팀을 이룬 후 과학 관련 기관 탐방과 체험 활동, 전문가 멘토와의 공동 프로젝트 등 과학에 대한 꿈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을 약 6개월간 진행한다. 활동 내용을 토대로 연말에 우수팀을 시상한다.
한 교사가 이번에 사다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두 번째다. 2017년 담임을 맡았던 3학년 아이들과 처음 참여한 뒤 작년에 담임을 맡은 2학년 제자들과 다시 팀을 꾸렸다. 한 교사는 함께 팀을 이룰 학생들로 ‘부모님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아이들’을 선택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한국인 아버지와 청각장애를 가진 태국인 어머니를 둔 A 군,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두 형과 함께 사는 B 군, 이들의 ‘절친’ C 군으로 팀을 구성했다.
“과학 점수를 잘 받지 않아도 돼. 너희가 과학이 재밌는 거라는 걸 알면 좋겠어.”
지난해 중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한 교사는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선포했다. 그가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건 교과서 밖의 과학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송산사이언스드림팀’은 강원과학고에서 천체망원경을 조립하고, 아마란스라는 특용작물을 재배했다. 항공우주과학 연구원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한 교사는 “과학 교과서에서 본 내용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활용되는지를 학생들과 함께 탐구했다”고 말했다.
한 교사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전국 각지에서 과학 체험을 하자 아이들의 표정은 몰라보게 밝아졌다. 성적이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자존감도 높아졌다. 한 교사가 평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느낀 점 정리를 잘하고 있느냐”고 잔소리를 해도 아이들은 기쁘게 받아들였다.
아이들에게 확실한 ‘꿈’도 생겼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잡고 있던 A 군에겐 ‘자동차 정비’라는 장래 희망이 생겼다. ‘갓난아이 아빠’인 한 교사는 한 달에 한 번 주말을 아기가 아닌 제자들을 위해 내줘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아빠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했다.
한 교사는 올해도 이 아이들과 함께 한 번 더 사다리 프로젝트에 지원할 계획이다. 아이들이 입을 모아 “선생님 내년에 또 같이해요”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 교사는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정환경이나 상황 때문에 과학을 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프로젝트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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