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외국인상담지원센터 가보니
통역에서 금융-의료 문제까지… 직원 11명 年 3만건 이상 상담
연금-보험 관련 2963건 최다
29일 오전 10시경 경기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이하 외국인센터). 79.3m² 남짓한 공간에서 상담사 11명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을 쓰며 외국인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인 호팁 씨(34)는 “5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돌아가는데 퇴직금과 국민연금 수령 문제 등을 문의하러 찾았다”고 말했다. 호팁 씨는 경기 시화공단의 한 중소기업에서 가구 용접 일을 했다. 센터에서는 호팁 씨가 귀국하기 전까지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위임장을 받아놓고 노무사를 소개해 일처리를 도왔다.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기술경영대학원 졸업을 앞둔 몽골인 게릴치맥 씨(25·여)는 체류자격을 학생비자에서 구직비자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담하려고 찾았다. 게릴치맥 씨는 “베트남 친구가 외국인의 고충을 센터에서 해결해준다고 알려줘서 왔다. 구직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직장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시 외국인센터가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산시에는 108개국에서 온 8만6000여 명이 살고 있다. 외국인센터는 2008년 3월 개소한 이래 이들에게 통역, 부동산, 금융, 의료 등 매년 3만 건 이상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만3227건의 상담을 했는데 연금과 보험 관련이 29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체류 지원(2650건), 근로관계(2283건), 임금·퇴직금(2110건) 순이었다.
외국인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는 대부분 결혼이주 여성들이다. 자신들이 살면서 겪은 고충을 알기에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한다. 베트남인 상담을 맡고 있는 베트남 출신 김수연 씨(38)는 “2005년 한국인과 결혼해 안산에 살면서 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이 일을 했다”며 “내 고향 사람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면서 보람도 느끼지만 여전히 외국인센터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모르는 외국인이 많아 도움을 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법무부 인천출입국·외국인청 안산출장소와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이 센터와 같은 건물로 오면서 외국인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출장소에서는 외국인 등록, 체류지 변경, 체류기간 연장, 근무처 추가·변경, 출입국 사실 증명 등을 처리한다. 지난해 5만여 건을 처리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전국 최대 다문화 도시라는 특성에 맞게 외국인들이 안산에서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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