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발표
10년만에 첫 매출-이익 동반감소
“아이폰-中 시장 부진에 발목잡혀”… 올 1분기 실적도 기대치 밑돌듯
미국의 간판 정보기술(IT) 회사인 애플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분기(4분기·10∼12월) 실적을 내놨다. 믿었던 중국 시장과 효자상품 아이폰 판매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애플은 2018년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하락한 843억1000만 달러(약 94조1321억 원), 이익은 소폭 줄어든 199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15% 하락한 영향이 컸다. 2007년 첫선을 보인 아이폰은 혁신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최신 제품 교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화웨이 샤오미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경제의 둔화로 시장 환경도 나빠졌다. 주식 분석회사인 울프리서치의 스티브 밀러노비치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애플)은 중년의 위기(midlife crisis)에 빠졌다”며 “아이폰은 포화됐다”고 말했다.
아이폰을 제외한 맥북 등 제품과 앱스토어 등 서비스 매출은 19% 증가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1% 하락했지만 장외거래 시장에서 6% 가까이 올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예방주사’를 미리 놓은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애플은 2019년 1분기(1∼3월) 매출을 550억∼590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의 평균 전망치(금융정보업체인 팩트세트 기준 599억8000만 달러)를 밑도는 실적이다. 아이폰 매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애플의 최대 도전과제는 아이폰 사업 매출을 다시 일으키는 것과 서비스, 웨어러블 상품 등 소규모 사업을 충분히 키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폰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 발신자가 상대방의 수신 전에 미리 대화를 엿들을 수 있는 기술적 결함도 발견됐다. 14세 소년이 이런 결함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사생활 보호를 강조해 온 애플이 망신을 당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