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 Hallo Hanoi ♡ 〈1〉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14시 50분





“승윤씨 배터리는 검색에서 걸리니까 비행기 안에 가지고 들어가는 가방에 넣고 가야해”

“선배 샴푸는요?” “작은 사이즈면 가능하니까 쓸 양만큼 작은통에 넣어서 가”

해외여행은 설레지만 아직도 긴장된다. 초등학교생도 능수능란하게 비행기를 타는데 아직도 난 공항에 가면 공황장애가 생긴다. 그래서 최근에 비행기를 타 본 선배한테 묻기를 반복했다. 약 2년 동안 비행기를 타보질 않아 기억도 잘 안 나기도 하지만 공항 시스템이나 규정사항도 수시로 바뀌는 것이 많아서다.

나의 목적지는 베트남 하노이다. 세계적 초미의 관심인 북미정상회담에 회사 대표로 가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일하게 한국어만 감칠 나게 구사하는 국내형 사진기자인데 하노이 가서 취재를 잘 끝내고 올 수 있을지? 하노이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하와이 비행기를 타는 건 아닌지~ 발권부터 탑승 현지에서 숙소 도착, 프레스카드 받기까지…, 비행기 타기 전날부터 긴장은 벌써 타고 있었다.

수락산공항터미널. 너무 일찍 왔다 ㅠ.ㅠ
수락산공항터미널. 너무 일찍 왔다 ㅠ.ㅠ

잠이 안와 12시 넘어 잤고 잠을 일찍 깬 나머지 새벽3시에 아침을 먹었다. 일찌감치 수락산공항터미널에 도착했다. 대기번호 1번을 손에 잡고 20분째 인기척이 없는 대합실에 혼자 앉아 있다가 여행수화물측정기가 있어 재보니 34kg 나왔다.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해외 나가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출장 기간동안 신을 양말을 사러간 마트에서 스팸, 라면, 고추장을 무의식적으로 사고 출장 가방에 꾸역꾸역 쑤셔 넣었으니 스스로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다음 글에 쓰겠지만 베트남 갔더니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한국에서 사간 비상식량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사진기자는 출장 갈 때 기본 무게가 나간다. 카메라 2대에 렌즈4개 노트북 기타장비들만 해도 벌써 일반 여행자들 가방 무게다. 거기에 옷가지까지…, 분명 무게가 초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60kg은 넘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수화물측정저울이 있어 공항가기전에 수화물 무게를 달아볼 수 있다.
수화물측정저울이 있어 공항가기전에 수화물 무게를 달아볼 수 있다.
공항버스 첫차 안에서 인증샷, 화이팅 잘해보자.
공항버스 첫차 안에서 인증샷, 화이팅 잘해보자.

드디어 공항으로 출발. 공항버스 안에서 인증샷 찍고 이제야 쪽잠을 잠시 자본다. 제2공항여객터미널에 도착. 시간은 5시10분. 탑승까지 4시간 넘게 남았다. 안내 로봇도 자고 있다. ‘요즘은 로봇도 24시간 일하지 않네 주52시간 영향인가?’ 자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 몇 번 툭툭 건드려 봤는데 작동이 되질 않았다. ‘숙면을 취하고 있나보다’ 결국 로봇 말고 사람한테 물어봤다.

“저는 7시부터 일하니까 깨우지 마세요!”
“저는 7시부터 일하니까 깨우지 마세요!”


“혹시 제가 10시 비행기인데 미리 탑승수속 밟고 들어가 있어도 되나요?” “네 가능해요” 그렇구나!~ 다행이다. 일찍 들어가 커피점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로밍과 환전을 했다. 수속 밟고 들어가 보니 로밍과 환전소가 안에도 있었다. ‘아 이제 생각나네. 이놈의 짧은 기억력. 수속부터 밟고 들어와 로밍, 환전하는 것이 사람도 덜 붐비고 효율적인데 또 까먹었군’


화폐단위가 커서 얼마인지 한국 올때까지 애먹었다. ‘0을 하나 빼고 나누기2를 하면 된다’ 10000동이면 500원인 셈이다.
화폐단위가 커서 얼마인지 한국 올때까지 애먹었다. ‘0을 하나 빼고 나누기2를 하면 된다’ 10000동이면 500원인 셈이다.








제2여객터미널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여기 저기 캐리어를 끌고 돌아다녔는데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폰카로 라도 몇장 찍자. 뭐 어딘가에 쓸데가 있겠지 하며 찍은 사진들로 Hallo Hanoi 첫 회를 채워본다.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취재를 간 것이기에 여행정보도 사진도 내 하드디스크에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 몇회에 걸쳐 ‘내가 느낀 하노이, 베트남’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분명 느낀 것은 있었고 그것이 잘 글로 전달 될 지는 모르겠지만…,



10시에 비행기를 타고 4시간을 날라가 베트남 현지시간 오후2시에 하노이국제공항 도착했다. 미리 전날 서울에서 택시를 예약해 놨는데 짐이 늦게 나와 택시기사가 꽤 긴 시간을 기다렸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웃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친절한 나라이다. 호안끼엔 호수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3시. 토요일의 하노이 여기서 부터 베트남의 첫 추억은 시작 된다.

하노이 국제공항에 내리기 전 비행기에서 바라 본 풍경.
하노이 국제공항에 내리기 전 비행기에서 바라 본 풍경.
하노이국제공항 삼성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하노이국제공항 삼성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택시 안 장식물.
택시 안 장식물.
공항을 나가려 했는데 마침 정상회담 차 입국한 미국 관계자들이 VIP통로로 나갔기에 한동안 교통이 통제 되었다.
공항을 나가려 했는데 마침 정상회담 차 입국한 미국 관계자들이 VIP통로로 나갔기에 한동안 교통이 통제 되었다.
택시안에서 본 풍경. 한국에서 1년동안 볼 오토바이를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다 봤다.
택시안에서 본 풍경. 한국에서 1년동안 볼 오토바이를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다 봤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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