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만명당 수술 의사 수, 충남 등 지방은 서울의 3분의 1
제때 수술 못받는 환자 속출
오전 7시에 시작한 심장 수술을 장장 13시간 만에 마치고 오후 8시경 수술실에서 나온 김도정 아주대병원 흉부외과 교수(36·여)는 2일 두 눈이 빨갛고 얼굴은 새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높은 집중력이 필요한 만큼 종일 굶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날은 김 교수에게 평소보다 ‘한가한’ 하루였다. 지난달 말엔 사흘 내내 3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오가야 했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크게 부족한 탓이다. 젊은 의사들이 외과와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지방에서는 이미 수술 일손이 부족해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수술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진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외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는 2016년 기준 6886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평균 6.5명이다. ‘수술 의사’는 서울(인구 10만 명당 10.4명)과 대구(8.9명), 부산(8.5명)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충남(3.5명)이나 경북(3.7명) 등 지역에선 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수술 의사 1명이 감당해야 하는 인구가 서울은 9576명이지만 충남은 2만8818명으로 서울의 3배에 가깝다.
의료계는 현재 수술 의사의 주축인 50대 외과·흉부외과 전문의가 대거 의료 현장을 떠나면 2026년경에는 수술 절벽이 서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외과학회와 대한흉부외과학회는 14일 “정부가 올해 안에 충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