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로리 관장 재개관 포부 밝혀
“美 모더니즘 중심 미술사 넘어 새로운 작품들과 신선한 대화”
“1980, 90년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단선적인 내러티브를 이야기해 왔기에 이제 그 틀을 깨려고 합니다. 특정 역사를 강요하지 않고, 다양한 해석을 담는 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것이죠.”
글렌 로리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장은 앞으로 MoMA가 미국 모더니즘 중심의 미술사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서 16일 만난 그는 새롭게 증축해 개관할 MoMA가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소장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그 맥락을 설명했다.
“MoMA는 30, 40년 동안 (미국과 유럽 중심의) 특정한 역사와 연결지어 생각돼 왔어요. 앞으로는 절대적인 사실을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할 겁니다.”
2017년 첫 증축 계획을 밝혔던 MoMA는 6월 15일부터 미술관 문을 닫고 10월 21일 재개관한다. 공사를 마치면 갤러리가 37% 확장되고 전시 방식도 바뀐다. 전통적 방식을 벗어나 회화 조각 드로잉 등을 혼합해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빈센트 반 고흐를 포함해 많은 관객이 찾는 인상파 화가의 작품은 계속 전시한다.
영국의 테이트 갤러리도 기존 미술사적 개념에 따른 소장품 전시를 지양하며 2017년 새 건물을 증축한 후 주류 미술사 이외 지역의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로리 관장은 “MoMA의 풍부한 소장품 중 소개되지 않은 것들을 끄집어내 충돌을 일으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미술관의 역할이 ‘답이 아닌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미술관이 보여줬던 단선적인 미술사는 아주 간단해서, 강력했지만 그것이 예술을 대표하지는 못했습니다. 이해하긴 쉽지만 진실되지는 않았던 것이죠. 물론 MoMA가 모든 미술사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많은 예술과 대화하고자 합니다.”
서울에서 이러한 계획을 발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의 관객이 MoMA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름 휴가철 미술관이 문을 닫을 동안 MoMA는 일본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등을 다니면서 새로운 미술관의 전략을 홍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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