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장관, 18일 ‘러시아 스캔들’ 특검보고서 공개…백악관 사전검열 있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22시 06분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18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보고서를 공개한다. 미 정계가 초긴장 상태에 빠진 가운데 백악관 측 주장과 달리 법무부와 백악관이 보고서 공개 전 수차례 사전 논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약 한 달 전 로버트 뮬러 특검으로부터 이 보고서를 제출받은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수사 보고서를 보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NYT는 이날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의 사전 검열이 있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보고서에 대한 반론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대통령 측근 중 일부는 이 보고서에 ‘편집증(paranoia)’ 같은 집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측근 중 누가 특검에 진술했고, 그 진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NYT는 “일부 측근은 보고서 공개 후 대통령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의 공정성 논란으로 백악관과 야당 민주당의 정쟁(政爭)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줄곧 약 400쪽 분량의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해왔다. 법무부는 수사 정보, 사생활 침해 요소 등 일부를 가린 편집본만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민주당이 빠르면 22일 보고서 원본 및 필요한 증거물을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 법무장관의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내용을 보게 될 것이며 장관 기자회견 후 나도 기자회견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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