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아빠에게 늘 이야기를 듣는 나즈가 제일 좋아하는 건 ‘신밧드의 모험’. 어느 날 폭탄이 쏟아지고 나즈 가족은 급히 집을 떠난다. 아빠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형에게 가라며 돈을 모두 털어 나즈 홀로 버스에 태운다. 하지만 기사가 내려준 곳은 눈 덮인 높은 산 아래.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나즈는 이를 모험이라 여기려 애쓴다. 신밧드처럼.
난민 어린이가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혹독한 상황을 차분한 어조로 담아내 더 애잔하다. 이를 세밀하게 묘사한 검은색 삽화는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럼에도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비눗방울을 부는 나즈. 가만히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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