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라’ ‘공각기동대’와 함께 1980, 90년대 일본 3대 SF만화로 꼽히던 ‘총몽’이 무삭제 버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90년대 초반 팬들은 ‘사이버펑크(cyberpunk) 장르의 걸작’이라 불리던 이 만화를 불법 해적판으로 접하기도 했다. 요즘엔 올해 2월 국내 개봉한 미국 할리우드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 원작으로 유명하다.
작품은 지금 봐도 신선하다. 선택받은 자들만 사는 공중도시와 무법천지인 지상사회. 인간의 뇌를 가졌으나 온몸이 기계인 사이보그. 기억을 상실했지만 극강의 무술을 지닌 여주인공. 쉼 없이 활극이 펼쳐지면서도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잃지 않는 서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왜 미국 할리우드가 21세기에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는지 수긍이 간다. 물론 90년대 작품인지라 ‘촌스러운’ 면도 있다. 그림체는 컴퓨터그래픽을 동반한 요즘 작품만큼 깔끔하지 않다.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엉성한 대목도 눈에 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반갑다. 공장에서 찍어내지 않고, 장인이 공들인 ‘핸드메이드’의 매력이 물씬하다.
이번에 출간한 버전은 원래 9권이었던 작품을 지난해 일본에서 새롭게 5권으로 엮은 완전판. 1, 2권이 먼저 나왔고 여름까지 나머지를 순서대로 선보인다. 출판사는 “완전 판 다음엔 또 다른 시리즈인 ‘총몽 외전’과 ‘총몽 라스트 오더’ 그리고 지금도 현지에서 연재하는 ‘총몽 화성전기’도 출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