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3명의 통역을 맡은 실력파 외교관이 외교부를 떠나 대기업으로 이직한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모두 대통령 통역을 담당했던 김일범 외교부 북미2과장(45·외무고시 33기·사진)이 SK그룹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김 과장이 최근 사표를 냈으며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1999년 외무고시 2부(외국어 능통자 전형)에 수석 합격한 뒤 사무관 시절 대통령 통역을 했다. 주미대사관 1등 서기관을 지낸 뒤 지난해 2월부터는 외교부에서도 요직으로 꼽히는 북미국 과장직을 수행해왔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외교관의 이직에 관가에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와 덴마크 대사를 지낸 김세택 씨가 아버지이며 아내는 배우 박선영 씨다.
SK그룹은 최근 미국 제약회사를 인수하고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에 1조 원가량을 투자하는 등 북미 사업을 강화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북미통’인 김 과장을 전략적으로 영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과장은 SK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글로벌성장위원회에서 다음 달부터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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