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민주화운동… 체포돼 고문 당해 후유증 시달려
이희호여사도 입원, 아들소식 안알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전 의원(사진)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5∼17대 3선 의원을 지낸 고인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 심하게 고문을 당한 뒤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당시 “아버지가 공산주의자임을 시인하라”는 공안당국의 고문에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오로지 아버지가 김대중이라서 두들겨 맞았다. 차라리 나를 더 때리지…”라며 안타까워했다.
전남 목포 출신인 김 전 의원은 DJ와 사별한 전부인 차용애 여사 사이의 장남이다. 경희대 재학 시절인 1971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처음 옥고를 치렀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회 입성 후 2004∼2006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을 맡아 남북 교류에 기여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파킨슨병이 발병했고, 수차례 수술을 받는 등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친인 이희호 여사(97)는 공교롭게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여사의 병세 역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이 여사의 건강을 고려해 김 전 의원의 사망을 알리지 않았다.
그의 빈소엔 정치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조문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민주당 이해찬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과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의원들은 물론이고 자유한국당 김무성 나경원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았다.
이 총리는 빈소에서 “위대한 아버님(DJ)의 아들이어서 오히려 고난을 겪었다”며 “참 마음에 사랑이 많고 눈물이 많은 분”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홍일아, 미안해. 내가 좀 더 친절하게 했었어야 했다”고 썼다. 김 전 의원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다. 국가보훈처는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인의 국립5·18민주묘지 안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혜라 씨, 딸 지영 정화 화영 씨, 사위 장상현 주성홍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02-2227-7550). 발인은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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