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NGO & NPO]‘아이들과미래재단’ 박두준 상임이사
복지 사각 청소년 12만명 지원… 15년전 5억 모금→ 지난해 200억
60여개 기업, 체험 프로젝트 참여… “자동차 박사-IT인재 쑥쑥 자라요”
사무실은 온통 초록빛이었다. 창가는 실내공기 정화 식물인 박쥐난이 장식하고 있었다. 벽면은 장서로 빼곡했다. 인문학부터 경영, 창업, 실용 서적까지 장르별로 분류돼 작은 서점을 연상케 했다. 책마다 구입한 날과 다 읽은 날이 적혀있고 주요 부분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아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의 박두준 상임이사(55) 집무실의 풍경이다.
22일 서울 동작구 사당로에 위치한 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이사는 “아이들과미래재단은 지식산업을 하는 곳”이라며 “많이 알고 있어야 아이들을 가르치고 기업을 설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에게 매달 책 한 권 이상 읽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재단은 2000년 3월 벤처기업들이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복지단체로 창립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버블이 꺼지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지원을 포기했고 재단운영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 이사가 재단 사무국장으로 입사한 2004년에는 직원 4명에 모금액은 5억 원에 불과했을 정도다.
하지만 역경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약 200억 원을 모금하고, 누적 기부금도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직원도 50여 명으로 늘어났다. 박 이사는 “지난 15년간 모금, 사업, 직원 관리하는 과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했기에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제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과미래재단은 어려운 이웃에게 단순히 돈이나 물품을 전달하기보다 아이들에게 창조적인 교육과 지원을 통해 미래의 인재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다른 NGO단체와 결을 달리한다. 박 이사는 “우리는 기업의 지원을 받아 크리에이터(창조하는 이)를 발굴해 아이들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 롯데컬처웍스, 메르세데스벤츠 등 국내외 60여 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80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대표적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벤츠와 하는 프로젝트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은 물론 자동차학과 학생의 산학협력 차원에서 자동차를 직접 분해, 조립하는 과정을 배운다. 이들 가운데 능력 있는 이들은 아예 채용도 한다. 삼성증권은 대학생 멘토링 교육을 통해 실용적인 경제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전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미래의 스마트폰과 관련한 토론을 유도해 창의력을 키워주는 IT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이들과미래재단은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모금을 연간 300억 원 수준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이들에게 보다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이들이 사회의 창조적인 구성원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박 이사는 “아동청소년 교육을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세분화할 생각”이라며 “학교, 공원 등 지역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아이템”이라고 밝혔다.
아이들과미래재단은 지난해 2만여 명의 개인 기부자, 자원봉사자와 함께 6000개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12만 아동과 청소년 지원 사업을 펼쳤다. 투명한 기금운영과 사업 전담 매니저 운영을 통해 거둔 결실이다. 박 이사는 “내년에 재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많은 이들이 일하고 싶은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며 “10년 뒤 우리 재단을 거친 아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빛나는 역할을 하는 모습을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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