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간)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중절모에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왼쪽 사진은 1953년 11월 김일성 주석이 베이징을 찾았을 때 모습. 사진 출처
윌슨센터·AP뉴시스
24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오른팔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역 밖으로 나와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도열해 있는 러시아 군 의장대 앞으로 향하기까지 약 27초 동안 자신의 오른손 절반을 코트 안에 꽂아 넣은 채로 이동했다.
오른손을 코트 안으로 집어넣는 손동작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선전용 기념사진을 찍을 때 자주 취하던 포즈.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손을 코트 안에 넣는 것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 현지 지도를 간다거나 백두산에 올랐을 때 촬영된 선전 사진에 등장하던 포즈”라며 “‘할아버지 따라잡기’는 김 위원장이 집권 초부터 활용해오던 전략으로 이번에도 의도가 담긴 제스처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자주 착용하던 검정 코트와 중절모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이미 김일성 주석 따라잡기 전략을 수차례 구사한 바 있다. 올 1월 검은색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중국을 전격적으로 방문했던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 일정의 시작단계부터 할아버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행보를 다수 보이고 있다. 24일 오전 북한과 러시아 국경의 하산역에 도착한 직후엔 역 인근의 ‘로조(러-북)친선각’을 방문했다. 김일성 주석의 1986년 소련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국경지대에 설치된 건물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정통성을 과시할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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