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현역 작가인 김병기 화백(103)의 개인전 ‘여기, 지금’이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최근 작업한 새로운 회화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100세가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욕을 보여준 그는 “이제 장수 비결에 대한 질문보다 그림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작품에는 마스킹테이프를 붙여서 만든 선으로 공간을 분할하고, 노랑 빨강 주황 등 원색을 사용했다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또 ‘다섯 개의 감의 공간’이나 ‘역삼각형의 나부’ 등 구체적 형상을 담은 그림도 보인다. 그는 “우리 민족은 오방색을 갖고 컬러풀하게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색채를 활용하고 싶다”며 “한국은 백색이 좋다고 말한 것은 일본인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화백은 1933년 일본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공부하고 이듬해 일본 아방가르드양화연구소에서 추상과 초현실주의 미술을 접했다. 1939년 한국에 돌아와 ‘50년미술협회’를 결성하고, 1965년에는 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로 참가한 뒤 미국에 정착했다. 이후 다시 국내 화단에 복귀한 것은 70세가 넘어서였다. 전시는 5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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