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급 수비 믿었는데… 실책왕 될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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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이학주 9개로 야수 중 최다, 김상수 2루 보내고 뽑은 삼성 난감

삼성 제공
삼성 제공
지난달 30일 KIA의 8-0 완승으로 끝난 삼성-KIA전은 4회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KIA가 3-0으로 앞선 4회말 안치홍이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때린 만루홈런이 결정타였다.

이 만루홈런은 삼성 유격수 이학주(29·사진)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2사 1, 2루에서 김선빈의 평범한 땅볼을 이학주가 포스아웃을 시키기 위해 서두르다 공을 흘려 버린 것.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순식간에 만루 위기로 돌변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날까지 이학주는 9개의 실책을 범했다. 유격수는 물론이고 전체 KBO 야수를 통틀어 가장 많다.

삼성은 지난해 2019 신인드래프트(2차)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이학주를 지명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진출한 그는 메이저리그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수비 하나만큼은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빈틈이 너무 많아 안정감이 떨어진다. 지난달 19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송광민의 타구를 놓쳐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 줬다. 기록상 안타였지만 실책을 줘도 무방할 타구였다.

유격수는 수비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유격수가 흔들리면 수비를 믿고 던져야 하는 투수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타격은 잘 못해도 수비를 잘해야 하는 게 유격수다.

삼성은 최근 10년간 주전 유격수였던 김상수를 2루로 보내고 이학주를 유격수에 배치했다. 삼성은 언제까지나 이학주의 적응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지난달 30일 수비 실책 다음 이닝에 이학주를 빼고 김성훈을 유격수로 투입했다. 1일 KIA전에서는 이학주를 아예 기용하지 않고 박계범을 유격수로 출장시켰다.

올 시즌 최하위권으로 처진 삼성의 부진이 이학주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겠지만 영향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상위권 팀들의 유격수들은 안정감 있는 수비로 중심을 잡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 김재호와 LG 오지환은 각각 245와 3분의 2이닝과 27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실책이 전혀 없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율이 100%다. 선두를 달리는 SK의 주전 유격수 김성현 역시 241이닝 동안 기록한 실책은 단 1개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삼성 라이온즈#이학주#김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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