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서 군(10)은 정육면체 종이상자 6개로 만든 로봇을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박 군은 “아직 학교에서 정육면체는 안 배웠다”면서도 “직접 전개도를 그리고 몸통을 꾸미면서 정육면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초중고교 수학 실험탐구용 소프트웨어인 ‘알지오매스’ 개발 업체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육면체로 나만의 로봇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알지오매스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이 함께 개발해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보급되고 있다.
알지오매스는 학생들이 도형, 함수 등 수학적 개념을 머리로만 배워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알지오매스를 이용하면 머리로만 이해한 수학적 개념을 직접 그리면서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알지오매스의 기본 화면은 x축과 y축으로 이뤄진 그래프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도형 그리기와 대수 및 도형 연동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기존 교육과정에서는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모두 포함하는 원의 중심인 외심을 배울 때 교사를 따라 삼각형과 원을 그려보는 활동 정도만 진행했다. 그러나 알지오매스를 활용하면 학생들이 삼각형과 원의 모양을 조절하면서 삼각형 내각에 따라 외심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할 수 있다.
이날 진행한 정육면체 로봇 만들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정육면체의 구성 원리를 배우도록 설계돼 있다. 아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정육면체 평면도를 그리고, 직접 그린 전개도를 인쇄한다. 이어 가위로 전개도를 오린 뒤 풀로 붙여 정육면체로만 구성된 로봇을 만든다.
아이들은 전개도에 로봇의 눈, 코, 입, 팔 등을 그리면서 어느 면끼리 만나야 정육면체가 완성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평소 도형 단원이 어려웠다는 김건호 군(11)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눠 주신 전개도를 자르기만 해 왜 전개도가 이렇게 생겼는지는 몰랐는데 직접 원하는 모양의 정육면체를 만들어 보니 혼자서도 전개도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창의재단은 알지오매스와 드론, 로봇 등을 접목해 ‘만질 수 있는 수학’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드론을 활용한 함수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알지오매스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