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무력 충돌 100여명 부상
과이도, 군인-장갑차 이끌고 시위… 시민 수만명 거리 나와 경찰과 충돌
친정부 시위대도 맞불시위 나서
“마두로, 쿠바 망명 러 만류로 포기” 폼페이오 주장에 마두로 “거짓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57)의 퇴진을 주도하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36)이 지난달 30일 군인들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일 반(反)마두로 진영이 대대적인 가두시위를 예고한 가운데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도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수도 카라카스의 카를로타 공군기지 부근에 팔에 푸른 띠를 두르고 푸른 마스크를 착용한 군인들과 함께 장갑차를 이끌고 나타났다. 군부는 그간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해 과이도 의장이 군인과 함께 시위에 나선 것 자체가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과이도 의장은 페이스북에 공개한 동영상에서 “군대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 국민 대다수가 나를 지지한다”며 “베네수엘라 자유를 위해 마두로와 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상 공개 후 카라카스 거리에는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경찰 및 국가수비대와 충돌했다. 진압대의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시민이 깔리는 모습도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양측 무력 충돌로 베네수엘라 전역이 아수라장이 됐다. WP는 이날 25세 남성이 가슴 총상으로 사망했다고 시위대 측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충돌로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1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10시) 기준 베네수엘라 군이 대거 과이도 의장 편으로 돌아선 조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군부가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었음을 감안할 때 과이도 측의 군사 봉기 촉구는 현 정권에 상당한 위협일 수 있다. WP 등은 베네수엘라의 비밀경찰(SEBIN) 최고책임자 등도 마두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CNN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쿠바 망명을 계획했다가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마두로가) 오늘 아침 떠날 준비를 했지만 러시아가 그에게 머물라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거짓말이자 대중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국제사회 여론은 엇갈린다. 과이도 지지를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그들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썼다. 마두로 정권을 돕는 쿠바를 겨냥해 “(군사 지원 등을)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최고 수준의 제재와 함께 철저한 금수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 외교부는 “베네수엘라의 급진적 야권이 다시 한 번 폭력적인 대립으로 회귀했다”고 비난했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3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7%(0.41달러) 오른 63.91달러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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