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다음 달부터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올해 1분기(1∼3월) 베이징현대의 중국 판매는 전년에 비해 18%나 줄었고 공장 가동률은 이미 50%를 밑돌고 있었다. 중국 시장에서 2016년까지 연 170만 대 안팎이었던 현대·기아차 판매량이 갑자기 2017년에 110만 대 수준으로 급락한 이후 여태 회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따른 보복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현대차의 공장 폐쇄와 관련해 현대차 현지 직원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내 소비자들의 반감”을 공장 폐쇄 원인의 하나로 들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중국 당국의 입김 탓이다. 전자제품 판매가 갑자기 떨어진 것이나 유통업체들이 중국을 떠나는 것도 중국 소비자들의 자발적 선택보다는 사드 보복이 더 큰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작년 10월 네이버, 올해 1월 다음의 인터넷 사이트가 중국 현지에서 접속이 차단돼 현지 교민들과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한국 정부가 요청을 해도 중국 정부는 차단 이유조차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 한국 단체관광객 모집에 대한 제한 역시 풀리지 않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크루즈선의 한국 항구 정박 금지도 여전하다.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다. 중앙 정부의 의사에 따라 지방 정부 관료, 기업과 소비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한국 제품이 갑자기 팔리지 않는 것도, 단체관광이 대량 취소된 것도 중국 당국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둘러대지만 이걸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제 문제가 외교 안보적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사드 이후 지금까지 2년 넘게 보이고 있는 중국의 행태는 21세기 글로벌 문명국가의 상식에서 벗어난 치졸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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